dailylife
방패
nobadinosemi.
2010. 11. 7. 22:51
알고 보면 견고하지도 않은 우습기만할 방패막일지라도
건드려 보지 않은 혹은 못 한 이들은
마치 대단히 두껍고 단단하기라도 한 것처럼
두 세 발짝 떨어져서 툭툭 던져내고는 한다
그런 말에 상처받을 나이도 영향받을 나이도 아니라 생각하지만
역시 생각은 단지 생각일 뿐이니까.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잡다구리한 생각들을 않기 위하여
필사적으로 만화책에 두 눈을 꽂고 앉았다가
어디쯤 가고 있나 잠시 창 밖으로 눈을 돌린 사이 생각이 치고 들어온다.
나는 계산이 너무 많은게 아닌가 하고...
하잘것 없는 계산이다.
그 계산들로 인하여 흐느꼈던 시간들 지나간 지 얼마 되지도 않았거늘
어쩜 이리도 어리숙하여 그 버릇 버리지 못 하고 있는가 골몰하다
그러니 나인게지하며 스스로를 감싸주고 만다.
요즘 들어 가장 많은 시간을 공유하고 있는 그들 사이에서는 행복하지 않다.
많은 말들을 하고 있으나 정말 정녕 내가 하고픈 이야기들은 쌀 한 톨만큼도 하고 있지 않은 까닭이다.
그대들은 낄낄거리며 웃어도 나는 전혀 동조할 수 없는 까닭이다.
그럼에도 함께 하는 이유는 싫은건 아니기 때문일까?
솔직하지 않은 내 모습은 익숙하지만 불편하다.
마음껏 즐겁게 웃었던 그 순간에도 쉬지 않고 돌아가던 내 머리는 단 한 순간의 솔직함도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하늘의 푸르름이 그립고 울긋불긋 물든 단풍에 두근거려도 속 좁기만한 나는 타고 남은 잿가루 마냥 시커멓기만 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