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판 칼루자 '립벤트롭씨의 응접실' 展
2007.2.8(Thu) - 2.28(Wed)
4억원 투입한 연극 ‘졸업’· 진지한 뮤지컬 ‘천사의 발톱’
2007년 새해를 맞아 박여숙 화랑의 전시장을 새로운 하나의 사진공간으로 재구성하는 스테판 칼루자 '립벤트롭씨의 응접실'展을 선보입니다.
예술적 시도를 거듭하는 독일 현대미술가인 스테판 칼루자는 이번 사진 프로젝트를 통하여 역사의 순환구조를 제시하며 우리의 역사의식에 대해 진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형식적으로는 각각의 디아섹 사진을 띠 형태로 빈틈없이 연결하고 앤틱가구를 함께 배치하여 하나의 응축된 설치작업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 '립벤트롭씨의 응접실'은 국제적으로 많은 비평가들과 큐레이터들로부터 가장 주목할 만한 설치작업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습니다.
박여숙 화랑에서 한국 최초로 소개하는 그의 이번 개인전은, 평면예술인 사진을 3차원 공간에 끌어들이는 설치작업을 통해 그가 의도한 가상 공간의 체험을 관람자에게 유도하는, 참신하고 괄목할 만한 전시입니다. 희망적인 역사의 르네상스를 떠올리며 미소 짓는 기회를 가지시도록, 스테판 칼루자의 '립벤트롭씨의 응접실'로 변모한 전시장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스테판 칼루자의 사진 프로젝트 '립벤트롭씨의 응접실'은 국제적으로 많은 비평가들과 큐레이터들로부터 가장 주목할 만한 설치작업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 작가 소개
스테판 칼루자(Stephan Kaluza, 1964년 독일 출생)는 독일현대미술계에서 부단한 예술적 시도를 보여주는 작가로서 주목을 받고 있다. 뒤셀도르프 쿤스트아카데미에서 미술사를, 하인리히 하이네 대학에서 철학을 수학한 그는 현재 뒤셀도르프와 베를린에 거주하며, 1995년 첫 개인전 이후 현재까지 독일 전역과 네덜란드, 벨기에, 이탈리아, 미국과 중국 등 세계 전역에서 활발한 전시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의 작업은 크게 포토리얼리즘 회화작업과 사진 프로젝트로 구분할 수 있는데, 특히 그의 사진 프로젝트들은 기념비적 성격을 지닌다. 실제로는 한 눈에 담을 수 없는 형이하학적인 대상들-강, 섬, 육지-의 변화 또는 형이상학적인 역사적 사건의 전개 등을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도록, 사진들을 수평으로 압축하여 길게 일렬로 배열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일례로 그는 알프스산에서 라인강을 따라 산기슭을 직접 내려오며 촬영하는 사진 프로젝트 전시와 출판으로 잘 알려져 있는데, 그러한 과정에서 촬영된 사진들은 70,000컷에 달하기도 한다. 이번 '립벤트롭씨의 응접실'처럼 역사적 사건의 전개를 다룬 프로젝트에서는 각각의 사진들을 수평으로 압축된 하나의 사진으로 재구성하여 띠처럼 연속적으로 설치하는 예술적 진술방식을 통해 근현대사를 재해석해낸다.
■ 립벤트롭씨의 응접실
사진프로젝트 'Ribbentrops Wohnzimmer'는 역사적 사건들의 메커니즘을 주제로 하고 있지만, 디지털 사진 촬영법의 새로운 발달로 최근 들어서야 가능해진 색다른 사진적 개념을 활용하고 있다. 작가는 역사의 악순환적 메커니즘을 대표하는 공간으로서 립벤트롭씨의 응접실 을 차용하여 재현해낸다. 그 상징성을 체험 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당시 있었음 직한 실내 가구들을 전시장에 설치하고, 혁명적 변화의 순환구조를 연출한 전체 66m 길이에 달하는 사진연작을 전시장 벽면에 띠 형식으로 빈틈없이 설치하여, 시간의 흐름을 초월한 하나의 공간을 생성해낸다. 지배층의 탄생에서부터 멸망, 그리고 유사계층의 재탄생이라는 플롯 의 사진연작에서 그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결과적으로 서로 동일하여, 역사의 닫힌 순환구조를 의식하게 한다. 함축적인 화면구성을 보이는 각각의 사진은 연극적인 세트에 인위적으로 배치된 인물들이 펼치는 퍼포먼스 스틸사진 같지만, 그 156컷의 사진들이 전체로서 연결되어 하나의 설치작품이 됨으로써 비로소 강렬한 서사성을 표출한다. 즉 사진예술을 위한 사진이라는 개념을 넘어선 전체의 설치작업으로서, 역사적 관계를 재구성해보는 사진 프로젝트 립벤트롭씨의 응접실은 포토몽타쥬를 일직선으로 읽어나가는 하나의 체험적 공간이다.
■ 전시 의미와 취지
한국에서 최초로 소개되는 스테판 칼루자 작품전은 평면예술인 사진을 3차원 공간에 끌어들이는 설치작업을 통하여 결국 작가가 의도한 가상공간의 체험을 관람객에게 유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참신하고 괄목할 만한 전시라고 할 수 있다. 박여숙 화랑은 이번에 스테판 칼루자를 직접 초청하여 더욱 한국 관람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재구성된 역사의 현장에서 작가는 수레바퀴 같은 역사의 패턴이 휴머니즘이 배제된 채 인간 존엄성을 높이는데 이바지하지 않았다고 폭로하고 있다. 하지만, 립벤트롭씨의 응접실에서 역사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져보는 것은 바로 관람자들의 몫이다. 현재에 대한 우리의 인식도 어쩌면 역사적 습득의 결과는 아닐는지 의심해보아야 한다. 립벤트롭씨의 응접실로 대표되는 역사상 우연적이고 동시적으로 전개된 사건들이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면, 20세기 역사와 오늘날의 사회가 얼마나 달라졌을 것인가? 작가는 일견 역사가 불가피하게 닫힌 순환구조라고 회의하는 것 같지만 기실 역설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능동적으로 좌우해나가야 할 역사라는 메시지가 아닐까? 새해의 벽두, 립벤트롭씨 응접실에서 모두가 희망이라는 답을 뇌리에 떠올리며 미소 지을 수 있는 전시가 되길 기원한다.

립벤트롭씨의 응접실
크리스티아네 뷔링
스테판 칼루자의 사진 프로젝트는 사진이라는 수단을 통해 형이하학적이고 형이상학적인 복합 대상들을 수평으로 압축시켜 시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게 한다는 아이디어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여러 부분으로 이루어진 사진을 통해 우리가 한 눈에 볼 수 없는 자연풍경(강, 섬, 대륙 등)의 변화현상 같은 ‘Physis’(자연의 힘)와 사건의 플롯(줄거리)이나 역사탐구 같은 ‘Cognis’(협정정신상태)를 비로소 이해하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공간적으로 또 인공적으로 압축된 크기로 현상들을 이해하게 된다.
칼루자의 수평 압축작업이란 각 대상 당 수천 장의 사진들을 사용함을 의미하는데, 나중에 그 사진들은 전체가 되어 매끄럽게 연결되거나, 디지털 작업으로 한 장의 사진으로 조합된다.
형이하학적인 대상의 사진화 작업인 경우, 사진은 수 개월 동안 촬영된다. 강을 사진화 하는 경우에는 그 강물의 완전한 경로를 따라 걸어 다니면서 촬영하고, 육지의 경우에는 그 옆을 따라 천천히 움직이는 보트 위에서 촬영한다. 그 결과 70,000컷에 달하는 디지털 사진이 촬영되기도 하는데, 그것들은 한 장의 사진으로서 또는 사진의 일부분으로서 나중에 그 풍경 대상들의 수평적 복잡성을 설명하게 된다.
반면, 형이상학적 대상들은 인문상의 입장들을 표명하는 것으로서, 문서적 설명을 동반하지 않은 예술적 진술 방식으로서 대규모의 기다란 사진에 해석되어진 근 현대 역사인 것이다.
각 프로젝트의 사진들은 개수가 많고 그 부분들이 길어서, 즉각 전부를 한눈에 볼 수 없으므로, 전시장에서 관람자들은 오히려 일직선으로 읽어나가야 한다. 동시에 이 포토몽타쥬는 다음과 같이 역설하고 있다. 대규모로 길게 연결된 사진의 각 부분들은 모두 다른 시간에 촬영된 것임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하나의 사진이 되어 그 시간적 차이들을 무효화하고 있다. 보이는 것은 바로 시간을 지워버린 듯한 하나의 사진 공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