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밤산책.
nobadinosemi.
2007. 5. 27. 12:40
국립 현대 미술관 잔디밭에서 메리와 이상은 공연 소식에
느즈막하게 집을 나섰더니 메리 공연은 벌써 끝나셨고, 겨우 이상은 공연만 봤다.
그녀의 목소리는 매력적이고, 노래는 나풀거린다.
양재천으로 가는 길을 못 찾아서 미술관에서 과천 시내까지 달리고,
스타벅스 들어가서 공짜 물 한 잔으로 배를 불린 다음
아이팟에 오며가며 들을 노래들을 선정하고 8시 15분쯤 뉴코아 아울렛에서 출발.
페달을 열심히 밟다 보니 오랜만에 움직이는 근육들이 신이 나서 열을 내고
그 열기가 좋아서 또 페달을 밟고, 그러다 보니 양재천이 한강을 만나는 곳에 도착.
양재천 끝이 잠실이라는 것을 어제서야 처음 알았다.
잠실 주 경기장에는 경기가 있었는지 불이 환하더라-
뭐, 여튼. 또 열심히 페달을 밟다 보니 온수행 지하철이 달리고 있는 청담대교를 지나,
영동대교, 성수대교, 동호대교를 거쳐 한남대교에 도착!
자전거 타고 한강변을 달려보기는 처음이었는데 좋더라-
산책 나온 사람들로 북적북적해서 유람선 타는 곳 즈음해서는 걸어야만 했지만.
한남대교 밑에서 잠시 쉬었더니 서서히 다리 힘이 풀리면서 피곤이 몰려오더라-;
더 있다가는 정말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 힘겨워질것 같아서 얼른 자전거에 올라탔다.
여의도 기점까지 가고 싶었지만 그러면 정말 집에 못 갈 것 같아서..
여름밤 양재천에서는 산 깊은 계곡에 가면 느낄 수 있는 습기찬 차가운 바람과 짙은 풀내음이 났다.
아무래도 돌아오는 길에는 기력이 달려서 왕복 약 3시간 30분이 걸렸어.
힘들어도 역시 몸을 움직이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내가 바라는 건,
누구나가 나를 볼 때 '저 사람은 참 행복해보인다.' 라고 생각할 수 있기를.
요즘 얼굴 가득 행복을 담고 있는 사람들 찾기가 너무 힘이 든다.
무표정하고 지쳐있는 사람들을 마주하고 얘기하는 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데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