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역시 난 사람은...

nobadinosemi. 2007. 11. 13. 22:26



홍대 앞 클럽 밴드 출신의 가수가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회에서 최우수논문상을 수상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주인공은 대학 시절 홍대 앞 클럽에서 모던록 밴드 ‘미선이’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다가 솔로가수로 데뷔한 후 2002년 스위스 로잔공대로 유학을 떠난 루시드 폴(32·본명 조윤석·사진). 국내에서는 2집 앨범까지 발표했으며 오는 15일 3집 ‘국경의 밤’ 발매를 앞두고 있다.

소속사인 안테나뮤직은 12일 “루시드 폴이 지난 9월 열린 스위스화학회(SCS)에서 한국인 최초로 ‘폴리머 사이언스 부문’ 최우수논문상 수상자로 뽑혔다"고 밝혔다.

이 회사 정동인(41) 대표는 “이번 최우수논문상은 ‘고분자화학 분야의 최우수논문 발표상’에 해당되는 상"이라며 “‘래프트(RAFT) 기법을 이용한 피퍼러딘, 몰포린, 아조케인 모노머의 고분자 합성과 셀프-어셈블리 구조체’라는 논문으로, 그가 재학 중인 로잔공대와 미국의 UC버클리 구성원들이 공동 연구한 결과를 루시드 폴이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루시드 폴은 서울대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스위스 로잔공대에서 내년 5월 박사학위 취득을 목표로 연구 중인 학구파 가수. 영화 ‘버스 정류장’의 음악감독 때 눈에 띄어 지금의 기획사와 계약을 하고 스위스로 유학을 떠났다. 그는 새 앨범에 모두 13곡을 직접 작사·작곡해 수록하는 등 공부와 음악을 병행해왔다. 신곡들은 스위스에서 생활하며 느낀 외로움, 사람에 대한 그리움, 소외된 자들을 향한 인류애적 시선이 담겨 있다.

정 대표는 수상 사실을 뒤늦게 공개한 데 대해 “정작 당사자인 루시드 폴이 쑥스러워 밝히지 못했지만, 그의 예전 지도교수이자 현재 영국 킬대학교 조교수인 김도경 교수에 의해 뒤늦게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루시드 폴이 김도경 교수와 함께 연구 중인 논문이 재료학계에서 최고의 저널 중 하나인 ‘어드밴스트 머티리얼스’ 표지 논문으로 선정되는 경사까지 겹쳤다"고 덧붙였다.


추영준 기자

yjchoo@segye.com



=========================
폴 옹!
그댄 역시 대단한 분이셨군요-
연구가 잘 안 된다며 가끔 스트레스를 받는 듯 하더니 이런 엄청난 일을 하느라 그랬나보오.

그나저나 닫혀 있던 물고기마음 문이 활짝 열렸다.
쥐도새도모르게.

가끔 오늘처럼 기분이 다운되는 날이면 폴의 조근조근한 말투와 목소리가 그대로 베어있는 글들에서
위안을 찾곤 했었는데... 참 반갑다. 다시 열어서.

15일. 2007년 수능일에 폴의 3집 앨범이 발매된다지.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를 드디어 정규 앨범에서 만날 수 있다니 그저 설렌다.
이번 겨울 폴 콘서트도 당연히 무리를 해서 가야지.
적어도 두 번은 말야-

참 고맙다.
우리나라에 이런 따뜻한 목소리를 가진 뮤지션이 있어서.


===========================


위로가 필요할 때면, 항상 물어봤던 것 같다.
지금 이 길을 누가 시켜서 걷고 있는 거냐고.
그렇지 않다면, 그 '빛'을 따라서 그냥 걸어가면 되는 거라고.



---------------------------



그당시 홀로 어딜 가는 것도, 무엇을 하는 것도,
부질없고 흥미없기만 하던 나에게,
그의 글 한 구절은 그 누구도 해줄 수 없던 가장 큰 위안이었다.


'i am the size of the world that i can see.'



혼자 있는 것. 집에 있는 것. 무위하는 것. 상상하는 것.
사람들과 격리되어 있는 것. 사람들을 만나고 싶지 않은 것. 그래서 혼자 있는 것.
여행이 하고 싶지 않은 것. 운동이 하고 싶지 않은 것. 밖을 나가고 싶지 않은 것. 혼자 있는 것.
만나고 싶은 사람이 없는 것. 친구가 없는 것. 보고싶은 이가 없는 것. 혼자 있는 것.




그게 어때서.


- 물고기마음 폴 옹의 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