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설 연휴
nobadinosemi.
2008. 2. 9. 13:45
온 가족이 모두 모여 방방이 흩어져 앉아 포카, 원카, 훌라, 고스톱을 즐기는 설 연휴.
윷 점을 보았더니 '개개개'
이게 뭐야? 올 한 해 개판이란 얘기야? 흥분하며 네이버 윷점풀이를 찾았더니
학이 하늘에 오르다: 자신의 희망과 의지가 이루어질 징조이다. 소원성취 운세
란다. 흐흐
어제는 친구들을 만나고 열시 반쯤 귀가했더니 현관을 들어서자마자 XXX떼 같이 몰려 나와
'이모, 선물 사왔어?'를 외치는 아그들.
낮에 교보에 들렀다가 딸기에서 산 멀티볼펜들을 하나씩 나눠주는데 이거야 무슨 고아원 방문이 따로 없다 =_=
'나도, 나도!'하며 내미는 조그마한 손들이 누구 손인지도 모른채 정신없이 손에 들린 볼펜 10개를 모두 나누어
주고 볼펜 목걸이마다 이름을 다 써주고서야 겨우 내 방으로 들어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다는...;;
토요일 아침부터 동네 내과를 찾아 무통 위내시경을 했더니 아직도 목이 칼칼하고 따끔따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해 본 내시경인데 슬쩍 잠자고 일어났더니 벌써 끝났다며 컬러풀한 사진을 슬쩍 내미시는
의사선생님.
병명은 '위미란'
위점막 표면에 손상을 입은 상태로 위염보다 심각하며 위궤양에는 못 미치는 병으로
주로 원인이 정신적 스트레스 라는데
내가 뭐 그리 정신적으로 힘들었다고 이런 병에 걸린건지 -_-
더군다나 주사를 맞고 잠든 사이 헬리코박터균 유무를 검사하기 위해 세포인지 뭔지도 검출(?)했다는데
그런건 제정신일때 동의 하에 진행해야 하는거라고 생각했는데 어찌하여 마취에서 깨어났더니
대뜸 그런 검사를 했다고 통보를 하시는건지...
병원을 다녀와서 어제 슬쩍 나왔던 '바다로 고고씽'을 추진해보고자 말을 꺼냈다가 첫째, 셋째 형부는 동의(?)
마당에서 불장난하며 담배빵을 하시던 둘째 넷째 형부 중
설 연휴에 왠 바다냐며 급반대를 외치시는 둘째 형부를 향해 원망이 듬뿍 담긴 원성을 보냈다가
잠시 후 그럼 좀 있다 가던지 말던지 정도의 반응을 얻어내고 다시 두근두근.
그러나 지금 분위기로 보아 바다는 커녕 집 앞 공원에도 못 가겠음 -_-
뭐, 여튼 우리 가족 여덟에(동생은 군대갔으니) 형부 넷과 조카 열하나가 좁은 집에 옹기종기 모여
텔레비젼파, 카드파, 고스톱파, 45일전 태어난 강아지 다섯마리와 놀기파 등등으로 나뉘어
정신없는 새해를 보내는 중.
그나저나 아줌마가 맡긴 번역 감수는 내가 할 만한 것이 아닌 것으로 사료되나 끝까지 최선은 다해보겠음.
완성도는 아무래도 자신 없으니 알아서 감당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