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clear sky, lost my way as usual

nobadinosemi. 2008. 3. 31. 06:24



summer time begins
덕분에 예정 보다 한 시간이나 늦게 출발 -_-
텔레비젼도 라디오도 가까이 하지 않으니 남들 다 알고 미리 바꿔 놓은 시계
혼자서 아무 생각없이 있다가 아침 먹으면서야 겨우 깨달았다는...;;


흐린 하늘에 설마 비오겠어? 하며 나선 테이트모던 나들이!
오늘 만큼 좋은 날 집에 있었으면 참으로 억울했을게야-
borough station에 내려 열심히 걸어 테이트 모던 도착.
후안 미러 그림 실제로 보긴 처음인데
역시 뭔가 깔끔하면서도 오묘하게 시선을 끄는 매력 *_*
surrealism 전시회가 열리는 중이어서 뜻하지 않게
르네 마그리트와 잭슨 폴록 외 다양한 분들의 그림을 봐 주시고, Juan Munoz라는 분의 조각도 감상!
12파운드에 달하는 Duchamp, Man Ray, Picabia 전시회는 다음 기회로...

다음 코스로 예정된 테이트 브리튼을 향해 힘찬 걸음을 내딛었으나
방향 감각 제로의 길치 주제에 지도도 없이 길을 나섰으니 제대로 찾아갈 리가 있나...
OXO 앞에서 열리는 벼룩 시장에서 비싼 값에 헌 책을 세 권이나 사서 낑낑 짊어지고 어찌어찌 워털루 브릿지에는 도착하였으나 템즈 강 건너에 보이는 것은 westminster 밖에 없으시고 -_-
한참을 걸어가도 아무리 걸어가도 london eye와 victoria embankment를 벗어나질 못 하는 거다 ㅠ
잘못 갔나 싶어 반대편으로 한참을 걸어가니 뜻하지 않게 covent garden이 나와 주셔서 거리의 음악가들의 향연에 잠시 놀아주시다가 낯선 골목들을 지나 결국 saint paul cathedral에 도착.
테이트 브리튼은 이쯤 되서는 당근 포기 -.-
(집에 와서 지도를 확인해 보니 조금만 더 걸어가서 lambeth bridge만 지나주시면 테이트브리튼이었다-;)


그나저나 그냥 멀리서 보기만 했었는데 성당도 그럭저럭 예쁘고 앞에 유명 타르트 전문점인 paul도 있고(와방 비싸길래 그냥 구경만 했다 -_-) 씨티 은행도 계셔 주시고 조용하니 주저 앉아 놀면 좋겠더라-. 해가 기울때 즈음엔 설핏 로마의 스페인 광장 분위기도 났던 듯. 뭐.. 암튼 로마 교황청과 바오로대성당을 본 터라 큰 감동은 없었지만 역시 성당이란 느낌이 주는 친숙함은 상당히 반가웠어- 미사도 볼까 했는데 시간도 어정쩡하고 피곤이 몰려와 패스.


그럭저럭 준비 안 된 관광객 노릇은 한 것 같아, 그렇지? ㅋㅋ
다음 주엔 테이트 브리튼과 햄스테드 히스를 다녀오고 싶은데 과연 가능할라나?
테이트 리버풀에서는 니키드생팔 전을 하시고, 디자인뮤지엄에서는 장프루베 전시회가 있다는데...
런던이란 새삼 참 볼거리가 많은 곳이란 생각을 하며 집으로 귀가.

내일부터 6일간은 또 일에 매진해야 즐거운 주말을 보낼 수 있겠지? 훗.
간식비를 아껴야 살도 없애고 전시회도 볼텐데 이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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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
이럴수가.
일기 다 쓰고 나서 테이트 모던에서 가져 온 브로셔를 찬찬히 살펴보며 4월과 5월 중 봐야 할 전시회를 고르던 중 막바지에 이르러서 발견한 테이트 모던과 테이트 브리튼 위치가 한 번에 표기된 map.
참으로 어이가 없다 -.- 왜 나는 걷다가 지쳐 벤치에 앉아 쉬면서 이거 한 번 꺼내 볼 생각을 안 했던 걸까? -_-
아아... 실망이고 좌절이다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