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함박눈 내리는 일요일 아침.
nobadinosemi.
2008. 4. 6. 17:50
어제 늦게 잔 핑계로, 집에 아무도 없다는 핑계로 늦잠을 자고자 하였으나
알람을 끈 지 얼마 되지도 않아 잘못 걸린 전화가 집 전화와 핸드폰을 왔다갔다하며 연이어 세 번이나 울렸다
electric company를 찾는다는 아줌마.
일요일이라고 게으름을 부려서는 안 된다는 하느님의 뜻인가 싶어 자리를 툭툭 털고 일어났더니
세상에~ 눈 꽃이 잔뜩 핀 것도 모자라 함박눈이 펄펄 내리고 있지 않은가-
이런 눈은 좀체 볼 수 없는 걸로 아는데 역시 하늘의 뜻인가보다 감동하며
사진기를 가지러 아래층으로 후다다닥.
정원에 나갔다가 현관으로 나갔다가 떡 된 머리에 세수도 안 한 얼굴로 도로로 뛰쳐 나가
사진을 몇 장 찍고서야 진정된 마음으로 하루를 맞이했다.
일어난 지 한시간여가 지났는데 여전히 눈은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좋아!
어제는 늦게까지 영화를 세 편이나 보고, 소설책도 두 권이나 보았다.
그리고 밤 늦은 시간 ch.4에서 하는 friday project에 머라이어 캐리가 게스트로 나왔길래
그것도 잠깐 즐겨 주심.
<사랑 후에 오는 것들>
흐음.. 여전히 애절한 사랑 얘기는 공감대를 불러오기보다 불편한 감정이 생겨버려.
주인공들의 감정 하나하나를 세밀하게 묘사하는 대목들은 훌훌 넘겨버리며 보게 된달까?
특히나 운명이니 기적이니 하는 부분에는 더더욱 두 눈이 머물지 않게 된다.
몰입되지 않는 영화를 볼 때 처럼 책을 볼 때도 '어차피 가짜잖아.'라는 삭막한 생각이 떠나지 않았다.
아니면, 작가들의 글 쓰는 방법이 단지 나랑 코드가 맞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같은 부류의 책이라도 에쿠니 가오리 책을 읽을 때는 그렇지 않았고, 공지영 작가 혼자 쓴 책들을 읽을 땐 좋았었는데 이상도 하지. 사실 츠지 히토나리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큰 것도 같고;;;
뭐, 암튼 애잔한 감동이라는게 느껴지지 않아 조금 곤혹스러운 것도 같아.
어쨌든 오늘은 외출 포기.
살짝 데운 바나나를 따끈따끈한 토스트에 말아 한 입 베어물고, 커피 한 모금 마시고
일하기 전 영화 한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