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tober fourth voyage to cambridge
얼마만에 발도장 찍은 킹스크로스역!
흐음.. 해리포터에 나오는 9와 3/4 역도 여전히 잘 있더만...
그런데 좀 바뀌어서 옛날엔 9~11번 게이트도 막 들어갔다 나왔다 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티켓없이 못 들어감 -_-
기차에 올라타는 순간 어찌나 두근거리던지 심장이 쿵쾅쿵쾅!!!
드디어 캠브리지역 도착.
와아~ 감동의 물결이...
얼마만이니 아그들아~ 나 없는 동안 잘 살았니? ㅠ_ㅠ
여기도 출입구에 티켓 넣는 곳이 생겼다.
그래서 나의 기념 티켓 한 장을 홀라당 꿀꺽 삼켰다. 쳇 -"-+
조금 변했더라... 기다리는 동안 간단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카페 같은 곳이 있더라구.
낯선 캠브리지를 낯설지 않게 만들어 주는 익숙한 풍경 그리고 반가운 citi bus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버스 정류장 옆으로 산처럼 쌓인 자전거 행렬들이 몹시 반가웠더랬다.
매번 기차역에 올 때마다 자전거 주차할 곳을 찾아 뺑뺑이를 돌았었는데 말야-
자전거 주차난은 여전하더라구 ㅎㅎ
홈스테이를 할 때 늘 지나다니던 Hills road 그리고 flying pig
저 교차로가 제법 난감해서 처음에 자전거를 탈 때 늘 긴장해서 다녔었다
혹시나 자동차들이 빵빵 거릴까봐 -_-
뭐, 나중엔 자동차들 사이를 휙휙 곡예 운전을 해가며 다닌 곳이기도 하고.
저 펍은 이름이 맘에 들어서 자주 가고 싶었으나 딱 한 번 밖에 가보지 못 했다는...;;
안이 제법 좁고 아늑한데다 여느 큰 펍들처럼 부산스럽지 않아서 좋았더랬지.
9개월간 다닌 학원이 있기에 제일 많이 지나다닐 수 밖에 없었던 bateman street
몇 집 건너 이웃인 유로센터 건물이랑 지금 봐도 참 비교되더만...
그래도 덩치만 크고 시설만 좋지 별로 실속없는 유로센터는 지금 가래도 안 간다 ㅋ
소박하고 정겨운 new school of english 에 비할바가 못 된다구.
앞에서 보고 옆에서 보고 위로 올려다 보고 아래로 내려다 보고
추억이 많은 곳이라 그런지 자꾸 봐도 그립고 좋고 그래
평일 오전이면 자전거 주차 수난시대
텅텅 빈 자전거 주차장을 보며
꼭꼭 잠긴 문 손잡이를 괜스레 돌려보며
평일에 왔더라면 좋았을걸 자꾸 아쉬움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
맞는지 확신할 수 없지만 꼭 닮아서 찍어 본 뉴스쿨 전용(?) 차량과 언제 가도 좋았던 botanic garden
저 차를 타고 단체로 라이온킹을 보러 갔었더랬다
싼 티켓이라 3층 맨 뒷자리에서 안경도 없이 봐서 그 화려한 무대연출을 제대로 못 봤다는?;
식물원은 캠브리지 대학생 및 어학원생은 공짜 입장, 지금 들어가려니 4파운드나 내야 해서 패스.
기차값 25파운드는 정말 심한 출혈이었던거지...
들어가지 않아도 그 초록 공기 한가운데서 나뭇잎 흩어지던 소리가 귓가에 들리는 것 같더라
(사실 몇 번 안 갔는데 ㅋㅋㅋ)
bateman street을 벗어나 이름이 기억나지 않는 도로로 합류하는 길목에는 시냇물이 흐른다
봄이 되면 알에서 갓 깨어난 새끼 오리들이 잔디밭을 뒤뚱뒤뚱 걸어다니지-
그리고 그 길을 따라 주~욱 가면 맨날 지나만다니다 떠나기 직전 딱 한 번 가 보았던 browns가 나오심.
물론 돈이 없었기에 레스토랑 가서 차만 마시고 나왔지만 ㅋ
fitzwilliam museum
제법 큰 박물관 안에 제법 진귀한 물건들이 자리잡고 있는 유명하지 않아 보이나 유명한 박물관.
지하에 가면 한국관도 있고 일본관도 있고 그렇다지요
두번째 학기였던 fce 클라스가 끝나던 마지막 날 저 계단에서 마가렛 선생님이랑 반애들이랑
촌스럽게 늘어서서 단체 사진을 찍었다 ㅋ
캠강 가는 길 그리고 나루터에서 쉬고 있는 펀팅 배
오락가락하는 빗줄기에 바람이 제법 차가워 펀팅하는 사람들이 안 보이더라
파아란 하늘이 눈부신 날 저기 누워서 하늘 보며 둥둥 떠다니면 열 재벌 안 부러운데 말이지.
강 상류에 위치한 펍 anchor 와 queens college mathmatics bridge
못을 사용하지 않고 만들었다는 나무로 만든 다리는 언제봐도 참 단아하고 이쁘다
앞의 두 사진을 담고 다른 곳으로 발길을 돌리다 펀팅하는 사람들 발견.
서둘러 한 장 찰칵... 와아- 이 날씨에도 담요 덮고 펀팅을 하긴 하는군.
일용할 양식을 제공하던 세 곳
도조는 싼 값에 일본 라멘과 우동을 주시고
펍은 자리가 없어 우연히 들어갔었는데 나름 피쉬 앤 칩스가 괜찮았고
저 대학 센터 2층에 위치한 카페는 값싸고 맛나고 캠강 전경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이 좋아 울적한 날 들르던 곳
세 곳 다 토모꼬가 안내해 준 곳이군 그러고 보니.
역시 내 짧은 캠브리지 생활에서 그녀는 빠질 수 없는 인물인겐가...
드디어 시내 진입.
곳곳에 사연없는 곳이 없다보니 15분이면 충분히 가고도 남을 길을 1시간 가량 걸려 도착했다;
바뀐 가게도 있고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는 가게도 있고...
원래 은행이 있던 자리에 흉측한 물건이 하나 들어섰다.
전혀 주변과 어울리지 않는 저 놈은 어떤 의미를 지닌 물건인지 모르겠으나 관광객들이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더군
여행사 직원인 듯 해보이는 양반이 열심히 설명을 하는 것으로 보아 뭔가 기념비 같은 건가 싶었으나 관심 없음.
유서깊은 대학 건물들
찬찬히 뜯어 보면 어느 것 하나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으나
개인적으로는 이들 컬리지보다 사진에 담지 않은 saint jones college가 무척 좋음
S군에 의하면 존스에서 오랜 시간 공을 들여 열심히 탑을 올리는 동안 옆학교인 자기네 학교(trinity)가 후다다닥 탑을 올려
종을 떡하니 달아버린 탓에 이쁜 존스는 탑만 덩그라니 있을 뿐 시계도 종도 없단다.
400m 반경인가 안에 종은 하나만 있어야 한다나?
하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은 역시 사람은 당당하면 손해볼 일이 없다는 거.
남들은 몇 파운드씩 비싼 입장료 내고 들어가는데 그냥 스윽 들어가도 안 잡더라 -_-
내가 왜 안 잡는거냐? S군에게 물으니 학생처럼 보이니까 그렇죠 라고..
지금 저 건물들에서는 수업을 안 한다.
모두모두 학생 기숙사.
트리니티 안에 아인슈타인이 머물렀던 방은 학생회장이 쓴단다. 좋겠지?
뭐, 여튼 대학에 다니는 동생 덕에 새로운 걸 많이 알았다.
시내에 있는 상점들의 위층이 대부분 대학 기숙사라는 것도, 겉보기와 달리 안은 꽤나 신식에 넓고 쾌적하다는 것도.
드디어 분주한 상점가와 중앙시장에 다다름.
목이 좋아 그런가? 완전 시내에 위치한 상점들은 별반 변화가 없었다.
스포츠 매장이 사라지고 안경점이 생긴 것과
예전엔 없던 망고 자라 시슬리 베네통 등등 브랜드 옷가게가 들어선 것 정도?
메인 로드였으나 메인로드 같지 않았던 우체국 앞 도로 분위기가 john lewis의 개혁과 함께 세련되게 변했더군
사실 시내 상점들에는 그 때나 지금이나 별로 관심이 없어서 -_-;;;
어학연수 시절엔 비싸서 근처에도 안 갔던 teri aki를 가서 가츠동을 먹고
S군 기숙사에 놀러가 74년생 맛이 기막힌 보이차를 한 드럼 마시고 학교안 도서관도 갔다가
트리니티 채플도 방문하고 강 건너편 학생들 기숙사랑 숲이랑 강의동들을 거쳐
드디어 나의 마지막 거주지였던 regatta court에 들러 주심.
옛날엔 오리가 세 마리였는데 그 새 녀석들이 꽤 많아졌다
가족이 번성을 한 건지 외부인이 새로 입주한건지?
저 잔디밭에서 망원경 설치하고 사진기 설치하고 별 보고 사진찍는답시고
추운 겨울에 손 싹싹 비비고 발 동동 구른적도 많은데 ㅎ
옛날엔 다 썩어가는 나무 창이었는데 건물 주인이 돈 좀 들였나... 싹 다 하이샤시로 바뀌었더군.
사과나무엔 못 먹는 사과가 주렁주렁~
언니랑 오빠랑 정우랑 나랑 살던 33번지에는 지금은 누가 살고 있을까?
아아- 가는 길에 있는 것도 아닌데 맨날 다 죽어가는 불쌍한 태준이를 위해
잠시 먼 길을 돌아 태준이네 집도 찍어왔다- 집주인이 바꼈나?? 새로 칠도 하고 반질반질하더라-
(으네야 미안.. 니네 집은 쫌 더 많이 멀어서 안 갔어 -_-;;)
캠브리지 변두리가 호화롭게 변했다
가끔 밤이 깊어 먹고 싶은게 있을 때면 내기에 진 사람들이 자전거를 밟아 가곤 했던 아스다 가는 길에는
온갖 못 보던 상점들이 생겼더라-
boots와 b&q와 currys는 여전히 건재하시고 커다란 문구점과 가구점 등등 놀라운 발전이.
가장 놀라웠던건 으네집 꺾는 길에 생긴 피자헛과 별다방!!!(사진 자세히 보면 보인다 ㅎ)
비를 잔뜩 맞으며 APU(지금은 이름이 바뀌었더라만 암튼)를 지나 mill road를 거쳐 parker's peace를 가로질러 다시 시내로.
S군이 점심 얻어먹은 값으로 오리지날 카보나라를 해 준대서 좋아라 따라감.
가는 길에 새로이 생긴 seoul plaza와 술전문가게 threshers 그리고 sainsbury's를 들러 각종 재료들을 산 뒤
배불리 저녁을 드시고 또 비를 맞으며 기차역으로 돌아가는 길.
참 수시로 드나들었던 PC방이 어느새 web & eat이라는 가게로 탈바꿈을 하셨더군.
그 옆에 케밥집은 망했는지 이사갔는지 안 보이고 말이지.
뭐, 여튼 비와 함께 시작해서 비와 함께 끝난 추억 여행.
꼬맹이 동생을 만난 덕에 혼자서 차 마시며 센티멘탈한 추억을 곱씹는 여행은 아니었지만
또 다른 풍성한 추억거리를 만들고 온 여행이다.
추억이 많은 만큼 참 평범한 사진들만 봐도 끝없이 이야기가 이어지는구나~
(참고로 내 사랑스러운 필카 T3로는 건전지가 없어서 한 장도 못 찍었다는 ㅠ_ㅠ)
그런데 말이지...
못 가 본 곳이 여전히 너무도 많아서 한 번 더 가야 할까봐? :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