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초저녁잠.
nobadinosemi.
2008. 10. 12. 03:31
어제 일찍 잠들었는데 그래서 수면부족도 아닌데 초저녁부터 피곤해서 자꾸 이불 깔고 눕고 싶어진다.
그 동안 미뤄왔던 친구들에게 이메일 답장쓰기를 하면서(일본 친구들이라 영어로 써야하기 땜시롱;;;) 곰곰이 생각해 보니
몇 시간 후면 도착할 영감때문에 벌써부터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해서 그런가보다.
어쨌든 싫어하지 않아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과 즐겁지 않은 이야기를 풀어갈 걸 생각하니 몸이 먼저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게지.
어제 저녁엔 당분간 마지막이 될 여가 시간을 즐기러 6시 땡하자마자 일을 접고 런던 시내로 갔다.
12월 23일에 한국에 들어갈 거라는 K양을 만나 펍에 가서 피쉬앤 칩스랑 기네스를 앞에 두고 수다를 떨다
집에 돌아오니 또 밤 12시.
그녀는 문화마케팅 수업을 함께 들으며 알게 된 친구인데 멀쩡히 다니던 PR회사를 그만두고 여기서 단기 마케팅 과정을 들었더랬다. 쉬면서 공부도 하고, 좀 더 준비를 해서 연봉을 올려 회사를 옮기겠다는 마음으로. 문화판에서 마케팅관련 업무를 하고 싶다는 그녀에게 그럼 연봉 2000도 안 될 걸? 괜찮겠니? 했더랬다. 네가 원하는 걸 하려면 차라리 문화를 통한 이미지 마케팅에 관심 많은 대기업을 가는게 나을거라고 별로 아는 것도 없음시롱 열심히 조언을 했더랬다. 이 동네는 아직 영글지 못 해서 경력을 쌓고자 경험을 해보고자하는 초짜가 아닌 다음에야 얻어갈 메리트가 크지 않다고... 너가 투자한 비용에 대한 효과를 얻어내기 힘들 거라고. 그러면서 동시에 내 스스로를 돌아본다. 나는 무엇을 원해서 여기에 있는가? 하고... 뭐, 물론 여기에 오기 전에 수만번 고민했던 문제고 답도 이미 도출된 지 오래다. 물론 피할 수 없는 현실과 이상의 괴리는 발생했지만.
집으로 돌아와서 영감이 없는 동안 처리했어야 하는 일들, 그리고 앞으로 열흘 동안 처리해야 할 일들을 주~욱 정리했다.
나는 내 생각보다 더 형편없이 게으름을 피고 있었다. 핑계만을 잔뜩 쌓아두고서...
그래놓고 지하철에서 본 메트로 신문에 나온 별자리 점으로 합리화하고 있었다. 이번주는 뭔가가 어지럽고 일이 손에 안 잡히고 엉망진창이랬어 하고. 아아- 정신이 썩었다.
털어내자, 털어내자, 털어내자.
머릿속 정리를 싹 다시하고 내일 공항에서 있을 독일 프리젠터랑 미팅 준비해야지.
일단 1시간만 누워서 뒤척거린 다음 말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