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그 해 여름
nobadinosemi.
2008. 12. 30. 08:09
한국에는 찌는 듯한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즈음
영국 북부의 한 도시는 그 답게 선선한 날씨를 자랑하고 있었다
이미 시작된 공연 페스티벌 열기에 온 도시가 사람들로 북적북적이던 때
근처 작은 도시에서 담당 테크니션과 대판 싸우고 분을 식히지 못 해 씩씩대면서
방문했던 에든버러
거리 구석구석에 공연 홍보차 나와 토막 공연을 벌이는 사람들
비싼 공연장보다 거리를 선택한 공연자들
그리고 비싼 공연 티켓보다 더 신나는 거리 공연을 선택한 많은 이들
그렇게 서서히 열기는 불타올랐을게다
물론 에든버러에 한 시간도 채 머물지 못 한 내가 펼치는 상상의 나래일 뿐.
곱고 고운 어두운 하늘에 유난히 별이 반짝인다
차가운 밤공기와 서리가 내린 자동차와 뿌옇게 습기를 머금은 유리창이 묘한 조화를 이루는 밤
무엇을 갈구하며 쉽사리 잠자리에 못 들고 있는지...
어제는 킹스톤까지 걸어서 다녀왔는데 왕복 다섯시간
그리고 오늘은 환전하는 것 때문에 시내에서 다섯시간 헤매기
이래저래 튼튼한 다리가 더욱 더 단단해지는 것이 느껴지고
가끔은 양쪽 종아리에 깁스를 하고 한달여를 꼼짝도 안 하는 상상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그저께는 회사에 사표를 내는 꿈을 꿨다
참 중얼중얼 잘도 쓰여지는 일기와 달리 어쩜 그리 쓸 말이 없는지 정산보고서에는 하얀 백지만...
누군가에게 보여주기 위한 글쓰기는 그토록이나 어려운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