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그런 마음 알까?

nobadinosemi. 2009. 2. 26. 02:28


두근반 세근반
아기다리 고기다리던
정해진 약속 시간이 채깍채깍 다가오면
아아- 귀찮아 다음에 만나자고 전화 안 오나?


예전에 딱 그랬던 적이 있었더랬다
그 날 약속만을 손꼽아 기다려 놓고선 막상 당일이 되고 보니
급귀찮이즘으로 하루종일 못 나온다고 해라 못 나온다고 해라 주문 걸고 있었던...






25일 저녁 7시쯤 어떻겠니?
이메일로 주고 받은 그와의 약속
장소는 뭐 3주나 남았으니 그 때 봐서 정하자.
그러고서 한참을 잊어버리고 있다가 어제서야 생각이 나 미안한 마음에 우리 어떡할까? 했더니
대답이 없더라.
좋아좋아, 시내 나가는 거 번거로웠는데 잘 됐어. 이대로 연락오지 말아버려라~ 하고 있는데
4시쯤 그의 동료에게서 대신 답장이 왔다. 모바일 넘버로 연락해 보라면서...

문자를 보내놓고서 연이은 미팅으로 그도 피곤할테니 다음에 보자고 하면 좋겠다
그러고서 시간 가는 걸 보며 좋아좋아 이대로 지나가는 거야 하며 기다리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7시 30분에 보자는...
아, 좌절.

샤워는 조금 전에 했으니 패스, 화장하고 옷 갈아입고 나가면 시간이 아슬아슬하구나.
배도 안 고픈데 만나면 뭐라도 먹어야 할 테고, 그러면 또 안 그래도 가난한 살림이 한층 어려워질테고...
한 번 나가면 만이천원이나 하는 차비도 실상 부담이다.
진작 연락이 닿았다면 오후에 관광공사라도 다녀왔을 터인데.


뭐, 어쨌든 물은 엎질렀고 이제 또 사람다운 몰골은 하고 나가기 위해 준비해야겠군.



+ 가장 중요할 지도 모르는 일 하나는 이렇게 귀찮이즘에 몸부림치다가도 막상 나가서는 언제 그랬냐는듯 종알종알 떠들고 웃고 잘 논다는 거. 그는 내 예상보다 나이가 많은 러시아인처럼 생긴 서유럽인에다 7개 국어 구사하는 완전 능력쟁이. 실로 따지고 보면 내가 대접해야 하는 인물이지만 어리기 때문인지 축제 감독이나 에이전트를 만나면 늘상 얻어먹게 된달까? 그래서 오늘도 쫑알쫑알 잘 떠들고 배불리 잘 얻어먹고 오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