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ilylife
담는 그릇, 그리고 모양.
nobadinosemi.
2010. 1. 24. 16:58
예전에도 한 번 그릇에 대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또 다시 꺼내게 된 화두.
나의 그릇은 어떤 모양이며 얼마만한 크기이며 또 어떤 색을 띄고 있을까?
중요한 것을 곧잘 잊고 사는 나에게 망치가 하나 공중에서 낙하했다.
진지한척 혼자 고민해 보지만 유명무실하고 지지부진하고 부질없는 소재들.
무엇을 담아내야 하나?
나의 그릇이 나 부끄럽지 않게 하려면 어떻게 인생을 꾸려가야 할까?
오늘 하늘은 무슨 색이었을까?
새벽녘 잠이 오지 않아 신발을 신고 마당으로 나가 보았더니
눈인지 비인지 도통 구분이 안 되는 물방울들이 소리없이 흩뿌리고 있더라.
어둠 속에서는 알 수가 없어 불빛 아래로 다가갔더니 꽤 많이 내리고 있었어.
한참을 올려다 보다가 목이 뻐근해질 즈음 몸도 떨려오고 해서 집으로 들어왔어.
온기가 가득한 집.
그 속에서 나는 너무도 평화롭게 따뜻한 이불 속에 폭 파묻혀 금새 정신을 잃고 말았는데...
세상은 확실히 공평하지 않아.
태어날 때부터.
지구 어딘가에서 늘 일어나고 있는 전쟁통에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을 늘 잊고 살면서 작은 상처 하나에 호들갑을 떠는 스스로가 무척이나 부끄러워진 하루였어. 세상의 모든 고통은 내가 가진 것 마냥 그렇게 한숨을 내쉬며 힘들다 힘들다 뱉어내고 있는 나를 봤다면 그들은 무슨 생각을 했을까? 나 부끄럽지 않게 그리고 남 부끄럽지 않게 나의 삶을 꾸려가면 좋겠는데 내 가진 그릇이 너무 작다. 그렇다면 키워야 할텐데 어떤 길을 택하면 좋은가...?
늘 그랬지만 특히나 더 매끄럽지 않은 글들을 쏟아내고 있는 순간이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머리통 속에 너무 많은 생각들을 담고 있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정리하고 줄 세우는 법을 알지 못 해 그런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어설프기 짝이 없긴 매한가지다.
미약하더라도 나도 남도 행복하게 할 수 있는 무언가를 어서 빨리 찾아서 할 수 있는 날을 기다려.
p.s.
오늘은 근 2년 반만에 토익 시험을 봤고 성적은 그럭저럭 나올것 같고 가족들과 함께 만두를 빚었고 박노해 아저씨 사진전을 봤고 출근을 했다. 카페에 가서 책을 읽어야지 생각했는데 도저히 체력이 안 따라줄 것 같아서 차라리 회사로 가자 하며 오고 말았지. 잠시 있다가 집으로 가야겠다. 주말이 뭐 이래? -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