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컹덜컹 삐걱이는 지하철 1호선을 타고 선로를 따라 이동하다 한 가지 말 못 할 생각과 함께 '쉽다. 쉽다. 쉽다.' 소리없이 되뇌이자 두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힌다.
그래... 나는 참 쉬운 사람이지.
그게 또 속상해서 자꾸만 눈물이 나려 하기에 애써 다른 생각을 하려 옆에 앉은 사람을 흘끔 거린다.
오른편에 앉은 오십대 후반의 아저씨는 지하철을 타기 전 담배를 피우셨는지 진하게 냄새가 배어 올라오고, 왼편에 앉은 아저씨는 내 어깨까지 밖에 앉은 키가 닿지 않는 곱사등이다. 오른편의 아저씨는 외투 안쪽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더니 통화를 하시고, 왼편의 아저씨는 소리없이 곤히 주무신다.
몇 주일 전부터 계속해서 묻고 있다. 나는 왜 늘상 이렇게 같은 상황을 반복해서 만들어 내는 걸까? 하고.
아마도 전혀 통제가 안 되는 내 행동 탓일거라 생각한다.
서투르고 어리숙하다 못해 한심하기 그지 없는.
시선을 느낀다.
맴돌고 있다.
추측일 뿐이니 틀릴 가능성도 농후하고 과대망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느껴진다.
조금은 이제까지와 다른 시선.
곤란한 상황이 너무 많다.
탁 트인 산꼭대기에 올라 바람을 맞고 싶다고 생각한다.
예전 유아기때처럼 사뿐사뿐은 안 될지언정 무거운 발걸음 조금이나마 가벼워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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