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닥폭닥 산길 걷기는 희망사항.
dailylife / 2010. 12. 13. 08:55
네모지고 기다란 지하철 칸 속에 갇혀 땅 속 길을 지나다
잠시간 수많은 한강다리 중 하나를 지나며 언뜻 마주 한 흐린 하늘에 심박동이 빨라진다.
곧 비가 내리고 단단하게 굳은 마른 땅이 물기 머금은 폭닥폭닥한 길로 변하겠구나.
어제 타르트집에서 찍은 냉장고.
녀석을 담게 된 연유는 다름 아닌 오래된 통일호 열차를 떠올리게 해서였다.
대학교에 갓 입학해서 이미 출발한 세 량짜리 통일호 열차를 향해 플랫폼을 무작정 뛰었던 기억.
당시엔 봉화행 열차는 오전에 한 대, 오후에 한 대밖에 없었기에 그야말로 놓치면 끝이었거든.
그렇게 겨우 올라탄 열차의 유리창문은 태어나서 처음 마주하는 독특한 모습이었다.
먼지가 너무 두꺼워서 창 밖은 보이지도 않을 것 같은 유리는 세로로 긴 직사각형.
반으로 나뉘어져 있어서 창문을 열 수도 있었던 것 같아.
방충망 같은 롤스크린도 달려 있었는데 아마 커튼을 대신한 햇볕가리개였던듯.
물론 도저히 잡을 엄두는 나지 않았지만...
아침 출근길부터 왜 이토록 센티멘탈해졌을까 생각해 보니 수면부족이 원인이지 않을까 싶다.
생각이 많아져 잠을 이룰 수 없는 밤이 또 다시 지속되길 몇 날 몇 일.
온 몸이 녹녹하다.
iPhone 에서 작성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