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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쩐지 유쾌한 밤

dailylife / 2010. 12. 17. 01:35




그야말로 펑펑 쏟아지는 눈을 맞으며 강남대로를 한가로이 걷노라니
그 옆에 든든한 지인과 아무것도 아닌 이야기들로 킬킬거리며 쏘다니노라니
어쩐 일인지 몹시도 유쾌한 기분이 되었다.

그 간의 살아온 시간들 속에 묻어나는 고민들, 생각들을 교환하며
보듬어 주고 공감하는 시간들은 따뜻하고 정감있고 유쾌했다.
나이차가 꽤나 나는 사람에게서 또 몇 가지를 배웠다.



사실 오늘 하루는 몹시도 구리기 그지 없었는데 말이다.

사건 하나.
어제 퇴근길에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다 아이폰이 3미터 높이에서 시멘트바닥으로 포물선을 그리며 고공낙하를 한게지.
재단은 밤늦은 시각이면 계단문을 닫기 때문에 2층일지라도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어서
잠시간 기다리며 전화 한 통을 하려던 찰나 차가운 바람에 꽁꽁 얼어붙은 손아귀에서 스르르 미끄러진 놈.
제대로 땅에 고꾸라지며 일단 껍데기와 이중분리.

초조한 마음을 부여잡고 엘리베이터에 올라 1층으로 내려갔더니 경비아저씨가 주워 건네주시며 말하길
거기서 떨어졌는데도 괜찮은 것 같네요 란다.
정말? 하며 봤더니 웬걸... 일단 외양은 상부와 하부가 벌어져 주셨고 액정은 맛이 갔더랬다.
삼분의 일은 하얀 화면에 홈버튼도 작동을 안 한다.
설마하니 괜찮겠지 이래저래 건드려보아도 절대 안 괜찮은 놈.

집에 가자마자 아이폰 수리센터를 알아보고 아침 나절 회사로 출근하는데 웃긴 것이 아이폰전용 이어폰을 꽂았더니
리모콘으로 또 음악은 들을 수 있더라;
액정과 홈버튼만 이상이 생겼으니 치료가 가능하리라 생각했는데 전화벨이 울려 받으니 마이크도 작동을 안 하는지
상대방이 여러번 말하다가 전화를 끊네 -_-

가방을 팽개친 채 근처 수리센터를 찾았는데 직원왈 이건 수리가 불가능하니 리퍼를 받으셔야 하는데
보험가입이 안 되어 있으니 29만원이란다.
오오- 내가 삼재인가............

일단 돌려받아 회사로 복귀해서 사설수리업체 중 괜찮다는 곳을 찾아 전화를 걸었다.
갖고 와서 봐야 알 수 있겠다나...

점심먹고 또 땡땡이를 치고 강남역에 위치한 사설수리업체로 갔더니 액정과 홈버튼은 수리가 가능한데 메인보드가 나간 것 같다며 이건 시간을 들여 좀 더 봐야 알겠단다. 결국 맡겨놓고 회사로 다시 복귀.

다섯시께나 되서 전화가 걸려왔다. 수리 성공 확률 오십대 오십.
괜히 잘못 건드려서 리퍼도 못 받으면 곤란하니 정확히 알려달랬더니 다시 한 번 수리를 해 보겠다며 뚝.
잠시 후 전화가 걸려온다. 축하해 달랜다. 고쳤다나....

오옷! 감동의 물결!!!!!!!!!!!!!!!
물론 거금 13만원이 순식간에 사라졌지만 그래도 29만원 날리지 않은게 어디냐며 자위...




모두들 휴대폰 떨어뜨리지 않게 조심하십시요.



뭐, 여튼 그리하여 난 일을 오늘 한 개도 못 했고, 내일은 관악 지원, 모레는 신당 지원으로 결국 일요일에도 출근해서 일해야 하는 몹시도 우울한 상황이긴 하나 그래도 아이폰을 다행히도 수리해서 유쾌하고 보송보송 하얀 눈이 펑펑 내려줘서 유쾌한 밤이라는.



훗.
인생은 즐거워.
암.




Posted by nobadinos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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