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 보면 말야-
난 늘 투덜대며 힘들다는 말을 달고 살아.
무슨 일을 하든 늘 힘들다고 하지.
응.
왜냐하면 힘드니까.
남들도 그럴테지만,
세상에 사람과 엮인 일 중에 내겐 쉬운게 하나도 없어.
조금이라도 흠칫하는 반응을 보이면 내가 뭘 또 잘못한건가 수십번 고민하고,
수백번 고민하다가 또 잠을 설치고,
그렇게 불면증에 몇 날 몇 일을 보내다가 한계에 도달할 즈음에야 곯아 떨어져.
그런데 그렇게 겨우 잠든 시간에도 또 악몽을 꾸는거야.
끊임없이 나를 괴롭히며 쫓아다니지.
다른 더 힘든 일이 생길 때까지 절대 사라지지 않아.
예민한걸까?
몇 일 전 처음으로 강원랜드에 갔었어.
사람들이 복작복작, 그 넓은 공간이 사람들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로 캐캐하니 숨이 막혔지.
그런데 그것보다 더 숨이 막혔던 건 저마다 얼굴에 떠오른 '표정'이었어.
진지한데 전혀 행복하지는 않은, 누군가 쫓아오기라도 하는 것처럼 그렇게 단단하게 굳은 얼굴로 주변을 살피고 테이블 위를 노려보고 끊임없이 버튼을 누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노려보고.
물론 걔중엔 즐기는 듯 밝은 표정도 몇몇 없지 않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를 주눅들게 하고 숨막히게 했어.
한순간이라도 빨리 벗어나고 싶어서 자꾸만 움츠러들지 뭐야.
겁이 많은 걸까?
바라는 게 참 많아.
세상에, 나에게, 주변인들에게.
욕심이란거 알면서 나도 제대로 못 하면서 늘 그렇게 자꾸만 바라게 돼.
스스로를 힘들게 하는 가장 큰 요인이랄까.
나를 컨트롤하지 못 하면 지는거다 다짐하며 노력하다가도
근데 꼭 이겨야돼? 따위의 의문이 툭 튀어나오면 '탁'하고 맥이 풀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