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사랑 & 비교
scrap / 2006. 10. 29. 20:46
무딘 사람이
어른인척 하는 건
참 꼴불견이다.
우리를 둘러싸는, 작은 충격에
반응할 수 없는 무딘 가슴을 가졌다는 건
어른스럽다거나
남자답다기보다는,
내 기준에서 보기엔
그냥 형벌이다.
나는, 사랑하려는 사람이 좋다.
2005년 3월 3일 목요일
written by 조윤석
출처 : 물고기마음
'얄밉게 잘한다.' 는 말이 있다.
여기 애들이 가끔 그렇다.
아닌 듯 하면서, 할 거 다해놓고
같이 따라서 안했다간 바보되기 딱 쉬운. (-_-)
스트렙토코코스.
우리 말로 하면, 연쇄상구균 ? 이라는
무시무시한 이름의 세균 때문에,
끙끙 앓고 있는 카타리나는,
결국 오늘 아침 발표 시간에 오지 않았다.
그 인후염이 감기가 아니었던거지.
'나 쓸모없는 것 같아. 짤릴지도 몰라.'라고
어제 전화상으로 하도 어이없는 말을 하길래,
'넌 남들보다 더 똑똑하니까 괜찮아'라고
위로랍시고 말했지만.
전화를 끊고 생각해보니
더 위로가 되는 말을 해줄 걸. 하는 아쉬움이랑,
아마 병도 병이거니와, 발표자체가 주는,
그 정신적 압박을 견뎌낼 준비가 안되있는 거겠지.
뭐 그런 생각이 교차했다.
'너만 그런게 아니야.'
이런 말을 해줘야 했었는데.
난 그냥 '제발 아프지 마라'는 말만 멍청하게 계속했다.
지금, 사실 나도 도망가고 싶다.
다른 애들도 그럴지 모른다.
서로 멀쩡한척 하면서.
그러나, 미국 애들은 영어가 무기다.
그 무기는, 의외로 어마어마하게 강하다.
특히 무대(!) 위에서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내가 내 능력과, 내 의지를 믿지 못할 때 오는 것 같다.
오만과 비관 사이의 균형점을 찾는 거.
그냥 그거 잘 하면 학위주는 것 같다.
수업 마치고, 눈 내리는 학교를 걸으면서
다시 전화를 했다.
사람들이 다 널 좋아하는 나머지,
세균들도 네가 좋은 모양이다.
그러니까, 세균들 너무 미워하지 말고, (-_-)
현실은 잠시 잊고,
밖에 봐. 눈오네. 세상이 다 하얗네.
뭐, 그랬다.
2005년 2월 1일 화요일
written by 조윤석
출처 : 물고기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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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이 오면 좋겠어.
알록달록 가을 단풍보다 지금은 새하얀 눈이 미치도록 보고 싶다.
그래, 내가 기다리고 있는 건 내 머리를 얼얼하게 만들 차가운 공기와 마음을 적셔 줄 새하얀 눈송이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