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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 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 번 쯤은 꼭 다시 걸어 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파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 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작업실 책장에서 꺼낸 도종환 시인의 시집 맨 첫장에 실려있던 시.
한 눈에 마음에 들어서 제목을 기억해 놓고서 집에 와서 인터넷을 뒤적거려 찾아냈다.
어째서 다른 사람의 시를 단어를 바꾸거나 행을 바꿔 올리는 걸까?
같은 시인의 같은 시인데도 조금씩 다르길래 결국 누군가가 스캔해 놓은 걸 찾아서 베꼈다.



Posted by nobadinos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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