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따뜻한 화창한 오후
잠시 현관문을 나서 햇볕을 쪼이고 있었다.
약한 볼드모트씨가 2층 창을 열며 네 방도 창문 열어줄까? 해서 네 라고 대답했다.
그러고서 안으로 들어갔더니 내 방문 앞에서 마주친 그녀가 이렇게 이야기했다.
'네 방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아. 네 냄새가 나.' 라고.
'비누냄새때문인가봐요?' 그랬더니
'아니, 그런게 아니라 네 느낌이 있어.'라고.
뭐, 납득이 잘 되질 않았다.
텅 빈 방에 매트리스 하나, 내 취향 전혀 아닌 갈색 이불과 베개.
넓은 상 하나에 읽다 만 소설 책 몇 권과 아이팟과 스피커와 컴퓨터
선반 위에 놓은 샴푸와 비누 그리고 화장품.
자그마한 농 하나.
대체 어디에서 내 느낌이 있다는 걸까?
뭐.. 좋은 말이겠거니 하고 넘겼지만 새삼 누워서 방을 둘러보면서 역시 의아한건 어쩔 수 없나보다.
사진 한 장, 그림 한 장 걸려있지 않은 썰렁한 방에서 내 색깔이 묻어난다니...
dazed & confused 정기구독을 신청했다.
4월호가 배달되기를 기다리는 중.
홈페이지에서 들을 수 있는 dazed platlist http://www.dazeddigital.com/radio/playlist/dazed-playlist-february-2008/ 도 은근 좋다.
헤드폰 쓰고 소설책 보며 양파 뿌리 삶은 물 마시는 중.
평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