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n't be upset
dailylife / 2008. 10. 17. 18:10
아침에 눈을 뜬 이후로 마음을 잘 다스리고자 노력 중인데
자꾸 화가 나서 한숨이 멈추질 않는다. 그러다 결국 여기 들어오고 처음으로 무너졌다.
참, 20대에 방황 지겹게도 한다 싶다.
양쪽에서 들려오는 볼멘소리가 머리를 어지럽혀서 자꾸 기운이 빠져.
왜 서로를 상처입히지 못해 안달이 난 사람들처럼 저렇게 독한 말들을 내뱉고 본인 스스로도 상처입고 그럴까?
어른은 위엄이 있어야 하고 나무라는 사람이 아닌데 꼭 권위주의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는 없는데...
그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이들도 그렇다고 해도 자기 행동과 말을 콘트롤 하지 못 하는 이도 참 힘들다.
이런 식으로 슬픈건 마음에 들지 않은데, 즐겁게 일하고 싶은데 처한 상황이 많이 싫다.
오늘은 데드라인.
어떻게든 오전까지 마쳐야 하는 업무가 있는 날.
머리속이 새하얘서 실수나 하지 않을까 긴장을 하지만 의욕 상실 앞에 장사없다.
날이 제법 차갑다
가을에 접어 들어 무르익어 가는 느낌이랄까?
창 밖을 가만히 내다보고 있으면 있지도 않은 빠알갛게 익은 홍시를 매단 감나무와 대추나무가 아른거린다.
시골에 가면 맡을 수 있는 건초냄새와 커다란 아궁이에서 피어오르는 연기도 마치 눈 앞에 있는 것마냥 생생하다.
기억이란 그런건가봐...
눈을 감고도 추억할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신기한 마법.
배추양이 콘탁스 건전지를 보내준단다.
소포가 도착하고 다들 사이프러스로 공연을 하러 떠나면
간만에 사진기를 들고 강변으로 나가서 천천히 걸어야지.
아니면 트램을 타고 조금 외곽으로 시골 마을로 가도 좋겠지?
환율이 미치도록 오르면서 점점 더 여유가 없어지고 있긴 하지만...
그러고보니 인화비도 만만찮겠군.;
사람은 사람을 참 힘들게 한다.
그리고 사람은 자연도 참 힘들게 해.
몹쓸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