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삼중일 수도 있고 사중일 지도 모르지
여튼 그런 느낌? 껍데기가 너덜너덜한 신문지로 덕지덕지 감싸인 듯한 기분
무언가 상큼하고 발랄하고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느낌이면 좋겠는데
울분 가득한 일이 하나 둘 생길 때마다 말로만 울며 몸 속에 차곡차곡 담아 둔 까닭에
늘 몸이 부들부들 떨리다가 잠잠해지는 걸로 끝.
무슨 정신이었던걸까?
같은 책을 두 권이나 주문했더라.
안 그래도 비싼 책을 제목도 같던데 바보.
아침은 열한시 점심은 네시 또는 다섯시
그렇게 하루 두 끼를 먹는데
밤이 되면 배가 고프고 자고 일어나면 배가 부르다
아마도 밤사이 공기를 너무 많이 마시는 거 아닐까?
양파를 넣지 않은 까르보나라를 해 먹었다
물론 일부러 안 넣은 것은 아니고 우유와 크림과 와인을 붓고
뭉글뭉글 끓어 오르는데 뭔가 건더기가 너무 허전하다 싶어 곰곰 생각해 보니
양파를 빼먹었더라 그래도 맛은 또 그럭저럭 먹을만 하더라
뭐 이게 중요한 게 아니고 일인분 만큼을 하려고 하는데
볼모님께서 아들 2 학교 갔다 오면 배고플 터이니 넉넉히 좀 하라길래
어려운 것도 아니니 이인분 만큼 만들어 놓고 일인분만큼 먹었다
그런데 남은 걸 아들 1과 2가 같이 먹었다
참 속상했다 미운 아들 1도 내가 한 맛있는 까르보나라를 먹어서
유치하지? 나도 알아 그래도 사람 마음이란게 그렇더라
나는 아직 그 날의 울분이 하나도 풀리지도 가시지도 않았거든
미운 놈 떡 하나 더 준다는 옛말은 틀렸어.
솔까말
나는 이 집에서 더 이상 견디고 싶지가 않아서 사표를 던져버린건지도 몰라
다른 여러가지 생각도 당연히 작용을 했지만 그건 늘 생각해 오던 바였고 12월로 미뤄뒀었지
다른 힘든 일들도 굉장히 많았지만 그래도 일관련이니까 참았지
뭐 그렇다고 해서 이번 행동에 따르는 후회? 전혀 없다 단 한 순간도
어리석다 꾸중한다 해도 나 원래 똑똑한 적 없는 걸 뭐
덧. 매일 800을 우습게 넘기더니 오늘은 하루종일 '9' 에 멈춰있구나. 너의 진실은 뭐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