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착한 몇 일 후 부터 급격하게 사라지더니
이젠 엉망진창이 되어 버린 듯
몸을 가누기가 힘든 상태다.
특히나 어제 선덕여왕을 보다 소파에서 그냥 자버린 탓에 더 한 듯..
목을 가누기가 힘들고 머리는 띵하고...
어지럽혀진, 먼지가 저벅저벅 밟히는 거실을 청소해야지! 마음먹으며
꿋꿋하게 꿈 속을 헤매고 다니고 있을 때 걸려 온 전화 한 통
처음 보는 번호다
아, 조금 전 잠시 일어나 메일 체크를 했을 때 필립이 한국에 도착하면 전화한댔지... 상기하며
그냥 끊어버릴까aa 고민하다가 얼떨결에 폴더를 열어 버려 '여보세요' 하고 받았는데
역시나 모르는 남자의 음성이 들려오는 구나.
상대방이 30분간 면담을 하잔다.
그냥 넘겨버리기엔 궁금증이 치솟기에 일단은 그러마고 했는데 뭔가 개운치 않다.
정보를 물어봐야 하나... 바쁜 그녀가 가르쳐 줄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알람을 맞추고 다시 꿈 속으로.
나른하고 피곤하고 몽롱하다.
이제 슬슬 치우고 나가야 하는 시간이 40여분 남은 지금,
어저께 풍선네 집에 갔다가 가져 온 매니큐어를 바른 손톱도 엉망이라 다시 가서 아세톤도 갖고 와야 하는데,
엄청난 귀차니즘의 발동...
핸드폰 스케줄러를 봤더니 오늘만 프리고 앞으로 닷새동안 풀로 약속이 잡혀 있던데 =_=
마냥 졸립다.
그리고 거실에 있는 물고기 어항에 물 떨어지는 소리가 많이 거슬린다.
* 초복이라고 큰 형님은 애정이 듬뿍 담긴 안부문자를, 셋째 형님은 정성이 가득 담긴 겁나 맛난 오일파스타에 이어 후식으로 수제 커피를 서빙해 주셨다. 만세~~ 그리고 엄마는 가난한 딸이 불쌍했던지 통장에 돈을 좀 넣어놨으니 찾아 쓰라고 전화를 주셨다. 난 그 때 폭우를 피해 콩다방에서 모로칸민트라떼를 마시고 있었는데... 말하자면 당장 움직일 수 없을 정도로 돈이 없는 건 아니었는데... 철없는 막내딸 때문에 연로하신 부모님이 고생이시다. 반성하고 얼른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쓰겄다. 주변에 좋은 분들이 너무 많아 갚아야 할 빚도 정말 산더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