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이 쏟아지던 봄날
터벅터벅 낯선 도시를 걸어다녔어
너도 생각나고 너도 생각나고 또 너도 생각났지
그렇게 머릿 속에 많은 이들을 담고 터벅터벅 자꾸 걸었어
요즘은 자꾸 머리가 아파
굴려봐야 답도 없는걸 참 열심히도 굴려서 그런가봐
나에 대한 인상 나에 대한 편견 나에 대한 말말말
그렇게 지끈거리게 만드는 소리들을 피해 아무도 나를 알지 못 하는 곳으로 도망을 쳐
그 곳은 어딜까?
눈을 감고 귀를 막으면 일단 성공
그러다 예상치 못 하게 지하철이 멈추고 아저씨가 '아줌마 빨리 내리세요~!' 하며 신경질적으로 외치는 소리에 눈을 번쩍 뜨니 나는 처음 와 보는 역에 서 있었다 두리번거리고 있으려니 또 한 번 소리치는 아저씨 그리고 한심한듯 무심한듯 나를 바라보는 눈동자 여럿
시덥잖은 생각들이다
멈춰야 할 생각들이기도 하다
어느 순간 정지 버튼을 누르면 그 땐 그만하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