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그리고 철학.
dailylife / 2009. 9. 21. 16:51
형님이 따분하다고 이해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야기를
언니와 바닷가 의자에 앉아 아주 잠시간 이야기를 해 보았다.
요즘 읽고 있는 책인 '고슴도치의 우아함' 때문에.
나는 왜 살아가는가?
데카르트가 이야기 하는 현상학이란 무엇인가?
등등을.
나는 도무지 철학을 하기엔 깊이가 없는(?) 존재인거다.
자살에 대하여 고민해 본 적이 없고 스스로에 대하여 깊이 의문을 품어 본 적이 없는 탓에 철학자들의 고뇌를 체화하기에 한계가 있는거지. 그렇다고 포기하기엔 너무도 아쉬우니까 조금 노력을 해보기로 했다. 의문을 품어보기로.
각기 다른 생활 패턴과 생각과 행동을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각자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일이란 오늘 비가 올 지 내일 눈이 올 지 가늠해 보는 것보다 백만배 더 어려운 일이다. 입장 바꿔 생각해 보아도 이래서 그랬겠구나 머리로 이해할 뿐 도저히 아무리 그래도 왜 그렇게 행동을 하는 건지 받아들이기가 힘든걸. 그래도 참아야 하고 설득해야 하고 그러는 거다. 세상살이란.
아침에 출근하니 재단에서 자신의 비전을 적어 내라고 했다며 당장 적어 내란다.
그래서 떠오르는 대로 적어냈다.
"내 맘 같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도 헤아리면서 살자." 라고.
몹시도 피곤한 월요일 오전 그리고 오후.
따뜻한 모로칸민트라떼 한 잔 이면 잔뜩 오그라든 몸이 풀릴 것도 같은데.
마음이 태평양 보다 우주 보다 넓으면 좋겠다.
덧. 얼마전 읽기를 끝낸 친절한 복희씨는 참 좋았다. 오랜만에 마음이 따끈따끈해지는 소설 한 편을 읽은 것 같아 배가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