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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코틀랜드행 기차에 앉은 두 남자가 있다. 한 남자가 다른 사람에게 묻는다.

"선생님, 화물용 선반 위에 있는 이상한 꾸러미는 무엇인가요?"
다른 한 사람이 대답한다.
"아, 그것은 맥거핀입니다."
그러자 질문했던 사람이 다시 묻는다.
"맥거핀? 맥거핀이 뭡니까?"
"스코틀랜드의 산악지방에서 사자를 잡는 데 쓰는 장치입니다."
그러자 질문을 했던 사람이 되묻는다.
"아, 그런데 스코틀랜드의 산악지방에는 사자가 없지 않나요?"
"그렇다면 맥거핀은 아무것도 아니군요."

이 이야기는 알프레드 히치콕의 ‘맥거핀’에 관한 유명한 이야기다. 이 이야기는 이상하게 들린다. 스코틀랜드의 산악지방에서 사자를 잡는 도구, 맥거핀. 그러나 그쪽 지방에는 사자가 없다. 그렇다면 맥거핀은 도대체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맥거핀’은 영화의 주제와는 크게 관계없지만 관객의 시선을 묶어두기 위해 의도적으로 등장시키는 소재를 의미한다. 이제 맥거핀의 의미를 생각하며 위 일화를 다시 읽어보자. 

이야기의 원래 주제가 ‘꾸러미의 내용물’이었다면, 대화를 통해알게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어쨌든 이야기는 지속된다. ‘사자가 없는 지방에서 사자를 잡는 도구’가 등장하자 질문을 한 사람은 어리둥절해 한다. 과연 이 이야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일까. 여기서 중요한 것은 꾸러미의 내용물이 아니다. 그 이상한 꾸러미가 시선을 빼앗고, 궁금증을 유발하며, 이야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만들어낸 용어이자, 대부분의 스릴러 영화에 빠짐없이 등장한다고 하는 맥거핀. 이 기묘한 존재는 ‘진정 중요한 것’에 대한 질문을 만들어낸다
.


맥거핀이 사용된 상황을 좀더 구체적인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한 무리의 사내들이 탁자 위에서 포커게임을 하고 있다. 그들은 게임에 몰입해 있는데, 탁자 밑에는 사내들이 모르는 시한폭탄이 설치되어 있다. 영화는 사내들의 몰입한 표정과 시한폭탄의 시계를 반복해서 보여준다. 관객들은 폭발시간에 다가갈수록 긴장하게 되고, 폭탄의 존재를 모르는 사내들의 천연덕스러운 행동은 불안하기 짝이 없다. 그렇게 폭발까지 불과 3초를 남겨놓고 관객이 최고의 긴장을 느끼고 있을 때, 사내들은 일제히 방문을 열고 나가버린다. 그리고 관객들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게 된다

이 장면속의 폭탄이 바로 전형적인 맥거핀이다. 영화 속에서는 어떤 중요한 사건도 일어나지 않았고, 폭탄은 등장인물에게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않았다. 그러나 단순한 포커장면은 쓸모없는 폭탄의 존재로 인해 서스펜스로 가득한 장면이 되었다.

과연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여기서 ‘의미 있는 소재’보다 ‘의미가 없더라도 이야기를 이어지게 하는 대상’이 빛을 발하는 현장을 목도하게 된다. 의미 있는 것과 의미 없는 것. 히치콕은 무의미한 것들의 가치를 발견했다
.




아트앤스터디 지식메일 중에서


Posted by nobadinos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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