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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요즘,

더불어 생각도 점점 많아진다.


누군가를 별명으로 칭한다는 건 친근함을 표현하는 방법이기도 하지만 비하하는 방법이기도 하다는 걸 자꾸 느낀다.

대화를 하는 상대방이 제3자를 좋지 않은 어감의 별명으로 칭할 때 그러지 말라고 말하는 게 어렵다.

괜히 잘난척 하는 걸로, 나 혼자 고고한 척 하는 걸로 읽힐까봐.

듣고 있으려니 불편하고 말하자니 어렵고... 어떻게 하면 좋을까?



미투, 위투, 위넥스트 등 마음에만 품고 있던 이야기들이 SNS를 통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다들 성폭력 뿐만 아니라 언어폭력 등을 일생에 겪어 보지 않은 이는 없으리라 생각한다.


내게는 기억에 뚜렷한 성추행이 세 번 있었다.


처음은 초등학생 때.

오락실에서 보글보글을 열중해서 하던 날이었는데 요즘은 어떤지 모르겠으나 그 때는 모두 철제로 된 둥근 스툴이었다.

키가 작았던 난 엉덩이를 의자에 반쯤 걸치고 앉아 조이스틱과 버튼을 양손으로 조종하며 열을 올리고 있었는데

어느 순간 알지 못 하는 아저씨가 반쯤 남은 의자 뒤에 나와 나란히 앉았더랬다.

이 아저씨 뭐지? 하면서도 오락에서 손을 놓지 않으며 엉덩이를 살짝씩 미끄러트리며 아저씨와의 간격을 조금씩 넓혔지만

그 아저씨는 점점 더 동그란 의자의 면적을 더 넓게 차지해가며 내 엉덩이에 본인의 몸을 바짝 붙였다.

그러면서 아저씨의 성기가 내 엉덩이에 지속적으로 부벼졌는데 당시 그게 어떤 상황인지 잘 몰랐던 나는 이물감에 불쾌해하다가 마침 오락도 끝이 나서 벌떡 일어나 오락실 문을 열고 나왔다.

그 날 이후로 내 오락 중독은 끝이 났다. 엄마한테 물 호스로 맞아가면서 다녔던 오락실이었는데...

뭔지는 몰랐지만 뭔가 무서웠고 다시 가면 또 그런 일이 생길것만 같아서, 오락실 다니기를 그만뒀다.


두번째는 중학생 때.

늘 그렇듯 만원 버스를 타고 학교에 가던 아침, 엉덩이에 닿은 낯선 사람의 손.

부비적거리는 그 손을 피하려고 요리조리 움직이다가 마침 열린 버스 뒷문으로 얼른 내렸었지.


세번째는 취직 후.

직속상사의 상사. 뭐 어쨌든 직속상사지.

격려 차원의 회식 날이었다.

그 자리가 별로 유쾌하지 않았던 나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고 싶지 않아 술을 자꾸 권했는데 그러다 취하셨다.

옆자리에 앉은 내 손을 만지작거리고 깍지를 끼셔서 손을 뺐더니 이번엔 허벅지를 쓸어대시더라.

그래서 그 손을 테이블 위로 끌어올렸더니 또 다시 손을 만지작.

몇 번 반복하다가 안 되겠다 싶어서 화장실 다녀오는 척하면서 앞에 앉은 직속상사에게 말해서 자리를 바꿔 앉았다.

추행한 상사는 너무 술에 취했던 나머지 다음날 전혀 기억을 하지 못했다.

그를 의심하는 건 아니다. 정말로 그는 술을 병이 날 정도로 많이 마셨다는 걸 아니까.

다만 그건 술 취하면 나오는 그의 버릇이었다.

당시 그에게 그런 술버릇에 대해 고지하고 앞으로 조심할 것을 당부하지 못 했다는 점이 아쉽다.



세 번의 경험 모두 성추행이었으나 정신적으로 타격을 입었던 건 아니라 기억에 남았으되 일상생활에 영향이 있지는 않았다.

일종의 삶을 살아가다 겪는 해프닝정도?



당사자에게 직접적으로 하는 추행, 폭력도, 제 3자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하는 추행, 폭력도,

모두 경계심을 갖고 하지 않아야만 하는 말과 행동이다.

무의식중에 나도 모르게 하는 많은 말과 행동이 잘못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기억 속에 자리잡았을지도 모른다.


지금이라도 각성하자.



그리고 불편한 건 어떻게 말해야 오해없이 잘 전달할 수 있을지도 한 번 고민해 보자.






  




Posted by nobadinose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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