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바닥에 드러누워 뜨끈뜨끈하게 등을 지지며 아무생각없이 푹 잠들고 싶은데
시간이 갈수록 멀쩡해지는 정신이 사지를 죄어오며 괴롭힌다
몸은 피곤해 죽을것 같다고 제발 좀 쉬어달라고 비명을 지르는데
왜 이 정신머리는 잠들 줄을 모르는가
괴롭고 또 괴롭다
남들처럼 따끈한 우유 한 잔이면 노곤해지며 폭폭 잠이 잘 오고 그럼 좋을텐데
비위는 희안한데서 약해서 따끈한 우유는 냄새도 싫어하니 이거야 원
일들은 아무리 해도해도 자꾸만 쌓여가고
그 속에 파묻혀 정신없이 처리하다 보면 어느새 깜깜밤이 성큼 옆에 와 있는 날들의 연속
정신없이 울어대는 전화를 받고 방문하는 사람들을 응대하다
창 밖을 흘깃 보니 소리없이 소복소복 하얀 눈이 하염없이 내리는데 울컥 눈물이 맺혔다
언제부터일까?
이렇게 여유없는 날들의 연속이 시작된 게...
딱히 시간의 여유가 없다기 보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진 게 아닌가 한다
덕분에 솟구치는 짜증을 가눌길 없어 괜한 사람들한테 싫은 소리를 하고 상처를 주게 되는 일들도 생겨
솔직하게 살고 싶다고 생각해
상처받을까 두려운 마음에 일부러 더 세게 강한척 튼튼한척 모진 말만 뱉어내는 나 말고
믿을 수 있기에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여주면서도 불안해하지 않을 수 있는 인간관계가 몹시도 그리운 밤이다
비뚤어진 표현밖에 할 줄 모르는 내 모습이 한없이 속상한 요즘이랄까......
그냥...
몸도 마음도 힘든데 받아줄 이가 없어서
이 곳에나마 이렇게 궁시렁궁시렁 투덜투덜
내일도 모레도 쌓인 눈이 하얗게 그대로 남아 있으면 좋겠다
소복소복 내리던 그 모습 그대로 그렇게